2009년 2월 24일 화요일

현의 노래

'현의 노래' - 소리는 살아있는 동안만 존재한다.

약간의 비중감이랄까 ... 그런거 가지고 판단하면 안되는 거지만 ...
약간 쉬어간다는 느낌이랄까
본래 김훈의 무게감이 많이 덜어진 느낌이다.
전작인 '칼의 노래'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일까나?

보는 내내 영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쇠'와 '악'의 대결의 구도 속에서
죽은 자가 슬프지 않고, 산자가 기쁘지 않다 ...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운명에 거칠게 반항하기보다는(극중에서 '아라'는 순장을 피해 도망간다),
흘러가는대로 산다(삶이 그러하듯이).

작가의 관조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더 슬프다.

야로와 우륵은 가야왕의 신임을 받지만 나라에 대한 애국심은 없다.
야로의 쇠는 주인이 없고, 우륵의 소리는 모든 것을 아우른다.
'칼의 노래'의 이순신과의 사뭇 다르다.

권력에 대한 절망감을 느끼면서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사선에 나가 죽음으로서 권력에 복수를 하는 이순신의 충성심과
배치된다 라고나 할까 ...

'김훈'이라는 작가는 또 다른 노래를 만들어냈다.
이번 노래는 차라리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2009년 2월 10일 화요일

칼의 노래를 듣고 싶다

김훈 작품 읽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칼의 노래'를 집어든지
1주일 만에(아마 더 걸렸을 수도) 읽었다...

광화문 대로에 서 계신 순국선열에 대한 존경의 의미와
작가의 표현을 빠뜨리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정말 제대로 정독을 했다. 제대로 고생했다.

작가가 이순신이라는 영웅의 '칼' 앞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무지한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것을 글로써 승화시킨 각고의 노력에는 경의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소설은 1권과 2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권을 읽으면서 전율이 느껴졌다는 것은 정말이다.
원래 단순한 영웅 전기를 기대하지도 않았거니와
그런 책이었다면 작가가 '임화를 추억하며'라는 글을 쓸 일도 없었을 것이다.
처음엔 약간의 혼란이 있었지만서도...

임금에게서도 버림받았고, 가족을 잃고, 거대한 적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이순신.
그는 조용하고 자연적인 죽음을 바라고 있다.
그의 상처가 어느 정도일지는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늙은 육신을 이끌고 전장으로 나아간다.
전쟁의 참혹함에 신음하고 있는 백성들을 참으로 가엾이 여긴다.
원균이 잃은 수군의 전부를 다시 재건해낸다.
조정의 권력이란, 임금의 눈물이란 차라리 가엾다.
얄미운 명군을 뒤로 하고,
퇴군하는 왜놈들과 전투를 벌인다.
총에 맞은 이순신은 그 유명한 대사를 함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말은 점점이 끊어져 간다...

갑자기 소설을 다 말해부렀는데,
2권에 가서는 아주 조금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나의 독서 내공이 부족한 것이겠지만,
작가도 2권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ㅋ

하지만 두세번은 읽어야만 할 소설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있는 중이다.
고통의 생활화,
노력의 생활화,
이 정도?

작가님, 이런 책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he Next is '현의 노래' ~ !
휘비고 ~